NFL이 흔든 10월 미국 TV 시장…방송(Broadcast)의 반등

10월 더 게이지·스트리밍 차트·11월 초 지상파 순위까지 종합 분석

2025년 10월 미국 TV 시청은 한마디로 NFL의 계절이었다. 닐슨 더 게이지(The Gauge)에 따르면 방송(Broadcast)은 2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시청 시간 기준으로는 4.3% 증가하며 지난 여름, 시청점유율 최저점(18.4%)를 찍은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10월 미국 시청점유율
(출처 : The Gauge)

지난 9월까지가 스트리밍 중심의 여름 패턴이 이어졌다면, 10월은 명확하게 스포츠 중심의 가을 편성 체제가 돌아온 시점이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요일별 시청 이동이다. 주중 방송 점유율은 평균 22.0%였지만, 일요일에는 27.3%까지 급등했다. 이는 미국 4대 지상파인 CBS, FOX, NBC의 NFL 중계가 집중된 날로, 스트리밍과 케이블이 지상파에 시청자를 내주는 구조가 반복됐다. 케이블은 주중과 주말 간 점유율 차이가 컸고, 스트리밍도 NFL이 없는 플랫폼의 경우 일요일 평균이 평일보다 낮아지는 패턴이 선명했다.

11월에도 이어진 NFL 독주…TOP10 중 9개가 풋볼

이러한 흐름은 11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닐슨 주간 시청 순위(11월 10~16일)에 따르면 TOP10 중 9개가 NFL 중계 또는 풋볼 관련 프로그램이었다.

방송 TOP10 프로그램
(출처 : Nielsen.com)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 모은 것은 CBS ‘NFL National’(4:25pm)로, 2,889만 명이 시청했다. NBC ‘Sunday Night Football – Lions vs. Eagles’는 2,111만 명, FOX ‘NFL Sunday’는 1,724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였다. ‘Thursday Night Football – Jets vs. Patriots’이 1,345만 명을 기록하며 스트리밍 기반 중계도 지상파 방송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는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NFL이 성장률을 좌우하는 절대적 변수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송 드라마의 반등…NFL 이후 '고정 시청층'이 돌아왔다

10월 미국 방송 시장에서 NFL이 압도적 시청을 견인한 것은 분명하지만, 드라마 장르의 회복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닐슨(Nielsen)은 10월 드라마 카테고리 시청이 전월 대비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을 신작 편성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첫 달이자, 방송사들이 한동안 흔들렸던 드라마 시청층을 다시 불러 모았다는 의미다.

특히 CBS·ABC·NBC가 내세운 주력 타이틀은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지상파 드라마는 안정적이다’라는 시장 인식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CBS의 ‘트래커(Tracker)’, ‘매틀록(Matlock)’, ‘NCIS(NCIS)’ 등은 기존 팬층을 기반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ABC의 ‘하이 포텐셜(High Potential)’, NBC의 ‘시카고 파이어(Chicago Fire)’ 등도 가을 리턴 에피소드가 방영되며 유입이 확대됐다.

이들 드라마가 스포츠가 아닌 순수 엔터테인먼트 장르에서도 방송이 여전히 ‘프리미엄 첫 창구’라는 사실을 다시 입증한 셈이다.

각 지상파의 대표 드라마, 트래커(CBS), 하이 포텐셜(ABC), 시카고파이어(NBC)
(출처 : 각 방송사)

NFL 효과는 드라마 성장세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했다. 일요일 NFL 중계로 유입된 시청자가 평일 드라마 슬롯까지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방송 체류 시간이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닐슨은 주중과 주말의 장르별 시청 흐름을 분석한 결과, NFL 시청이 강한 주말 이후 월·화·수 드라마 시청률이 소폭 오르는 ‘잔존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송사들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리드인 효과(Lead-in Effect)’가 스포츠 대형 IP에서도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10월은 결과적으로 스포츠와 드라마의 쌍끌이 구조가 복원된 시기였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프라임 비디오·넷플릭스·파라마운트+의 오리지널 경쟁으로 소비를 분산시키는 가운데, 방송은 NFL이라는 초대형 이벤트와 드라마라는 전통 장르를 결합해 안정적인 시청 층을 재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10월의 흐름은 지상파 방송이 여전히 ‘가을 시즌’이라는 고유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스트리밍은 NFL 보유 플랫폼만 성장…전체 점유율은 소폭 감소

스트리밍 플랫폼의 전체 점유율은 45.7%로 전월(46.4%) 대비 0.7%포인트 감소했지만 실제 시청 시간은 2.4%가 증가했다. NFL 중계를 확보한 플랫폼들의 상승폭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반대로 NFL과 무관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주말마다 하락세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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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임 비디오: TNF 영향으로 목요일 시청률이 6.4%까지 상승

· 파라마운트+: 월간 시청 8% 증가, 일요일 점유율 1.6% 기록

· 피콕(Peacock): 월간 시청 19% 증가, 일요일은 2.0% 도달

NFL 강세에 떨어지는 시청점유율에도 넷플릭스는 예외였다. 넷플릭스의 10월 점유율은 8.0%로 전월(8.3%)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NFL 경기가 몰린 일요일에는 오히려 8.2%까지 상승한 유일한 스트리밍 플랫폼이었다. 이는 오리지널 다큐 시리즈 '몬스터: 에드 가인 스토리(Monster: The Ed Gein Story)'가 54억 분으로 10월 스트리밍 전체 1위를 차지한 영향이 크다.

넷플릭스의 몬스터: 에드 가인 스토리(Monster: The Ed Gein Story
(출처 : 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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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넷째 주 스트리밍: 넷플릭스 1~3위 석권

ㅇ 1위 ‘The Diplomat’ : 12억 3,500만 분
ㅇ 2위 ‘The Perfect Neighbor’ : 10억 900만 분
ㅇ 003위 ‘Nobody Wants This’ 9억 400만 분.

10월 넷째 주 스트리밍 순위에 넷플릭스가 TOP3를 모두 차지했다. 여기에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A House of Dynamite)’, ‘폴다크(Poldark)’ 등 오리지널·라이브러리 타이틀이 대거 상위권에 오르며 NFL이 없는 영역에서는 넷플릭스가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흥미롭게도 ‘NCIS’,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로앤오더(Law & Order)’ 등 전통 방송 드라마가 스트리밍에서도 기반을 잃지 않고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방송-스트리밍 교차 소비 구조가 이미 미국 시청 시장의 표준 패턴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케이블은 스포츠 급등·뉴스 감소의 혼조세

케이블은 22.2%로 점유율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시청 시간은 1.2% 증가했다. 카테고리별로는 스포츠가 50% 증가하며 전체 케이블 시청의 14%를 차지했다. 반면, 뉴스는 전체적으로 3% 감소했지만 여전히 케이블 전체 시청의 약 24~26%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케이블 시청자 4명 중 1명은 케이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르별로는 영화 채널 소비도 상승세를 탔다. 할로윈 시즌 특수로 영화 카테고리는 7% 증가해 시청 체류 시간(engagement time)이 예년 동기 대비 더 길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AMC의 호러 마라톤, Freeform의 ‘31 Nights of Halloween’ 특집 편성 등이 상승폭을 견인했다.

NFL은 가을 TV 전체의 구조를 움직이는 ‘절대 콘텐츠’

10월과 11월 초의 흐름을 종합하면 미국 TV 생태계는 명확히 NFL을 중심으로 정렬되고 있다. 방송은 NFL 덕분에 시청자 기반을 강화했고, 스트리밍은 NFL 중계 여부가 성과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통 드라마와 라이브러리 콘텐츠도 가을 시즌 효과를 받아 반등했지만, 플랫폼 전체를 움직인 것은 단연 NFL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