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bHub, 티켓 재판매 ‘10% 상한’ 저지…한국은 8월28일 암표법 시행
미국 티켓 재판매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가 캘리포니아의 콘서트 티켓 재판매 가격 상한제를 막기 위해 올해 2분기에만 260만달러(약 36억8,700만원)를 로비에 썼다. 캘리포니아에서 같은 기간 PG&E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미국 에너지 대기업 셰브론(Chevron), 통신기업 버라이즌(Verizon)과 AT&T, 생성형 AI 기업 오픈AI(OpenAI)보다도 많았다.
한국에서는 오는 8월 28일부터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된다. 두 법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공연·스포츠 입장권을 상습 또는 영업적으로 구입가격보다 비싸게 되파는 행위를 규제하고, 부정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서는 티켓 재판매 가격에 상한을 두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한국에서는 전문적인 웃돈 거래를 직접 제재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콘서트와 스포츠 인기가 커지면서 함께 성장한 티켓 재판매 시장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규제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텁허브(StubHub), 한 분기 37억원 로비
미국 티켓 판매 논쟁의 중심에는 맷 헤이니(Matt Haney)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 발의한 'AB 1720'이 있다. 현재 법안은 독립 공연장에서 거래되는 티켓 재판매 가격을 최초 구매가격보다 10% 이상 팔수 없도록 설계했다. 재판매 플랫폼이 받는 수수료도 원래 티켓 가격의 10% 이내로 묶는다. 다만, 적용 대상은 수용인원 3,000명 이하 독립 공연장 등으로 축소돼 대형 아레나와 스타디움, 스포츠 경기는 제외된다.
그러나 스텁허브는 이를 막기 위해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340만 달러(약 48억2,100만원)를 로비에 투입했다. 재판매 업계는 2차 시장만 가격을 제한하면 티켓마스터(Ticketmaster) 처럼 강한 영향력을 가진 1차 시장의 높은 가격과 다이내믹 프라이싱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독립 공연장과 아티스트 단체는 전문 리셀러가 인기 공연 티켓을 사들인 뒤 몇 배 가격으로 되파는 구조를 막아야 한다고 맞선다.
'AB 1720'은 8월 13일 캘리포니아주 상원 세출위원회 Suspense File 심사에서 ‘위원회 보류(Hold in committee)’ 결정이 내려져 상원 본회의로 넘어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기 내 법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스텁허브가 대규모 로비자금을 투입한 가운데, 법안은 결국 상원 핵심 관문을 넘지 못했다.
- AB 1720: 22501 BPC
- 2026년 2월 5일 - 발의: 22501 BPC
- 2026년 3월 19일 - 수정된 의회: 22501 BPC
ㅇ 법안 요약
현행법은 티켓 판매자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제공하며, 티켓 판매, 예치금 및 환불 기록 유지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항의 목적상, 현행법은 티켓 판매자를 보수, 수수료 또는 기타 방식으로 행사 입장권을 판매하는 모든 사람으로 정의하고, 주 계약자를 티켓이 판매되는 행사를 주관하는 개인 또는 단체로 정의한다.
현행법은 티켓 판매자가 특정 가격 또는 특정 가격 범위 내에서 티켓을 제공하거나 제공하도록 할 수 있다고 허위로 광고하고, 합리적인 시간 또는 계약된 시간 내에 명시된 가격 이하 또는 명시된 가격 범위 내에서 티켓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또한 현행법은 티켓 판매자가 행사 광고 또는 홍보 시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고 실제 티켓 가격에 추가한다는 사실을 명시하도록 요구한다. 현행법은 티켓 판매자 규제 관련 법률 위반을 경범죄로 규정한다.
현행법은 특정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정부가 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이나 수수료를 제외한 모든 필수 수수료나 요금을 포함하지 않은 상품 또는 서비스 가격을 광고, 전시 또는 제시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본 법안은 특정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정의된 티켓 재판매업자가 티켓의 원래 가격에 10%를 더한 금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모든 필수 수수료나 요금을 포함하지 않은 가격으로 티켓을 광고, 전시 또는 제시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한, 정의된 티켓 재판매 플랫폼이 티켓의 원래 액면가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티켓 재판매 플랫폼이 티켓 재판매업자에게 티켓의 원래 가격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도록 규정한다. 마지막으로, 정의된 최초 판매자가 티켓에 해당 티켓의 원래 구매 가격을 인쇄하거나 표시하도록 요구한다. 본 법안은 이러한 조항들을 독립적인 장소에서 개최되는 행사의 티켓 재판매에만 적용한다. 이 법안은 새로운 범죄를 규정함으로써 주정부가 지방 정부에 의무를 부과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 이 법안은 해당 조항을 위반하는 최초 판매자, 티켓 재판매업자 또는 티켓 재판매 시장에 대해 특정 민사 제재를 부과하고, 법무장관, 카운티 법률 고문 또는 시 법률 고문이 민사 소송을 통해 해당 제재금을 부과하고 징수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기존 범죄의 범위를 확대하는 이 법안은 주정부가 지방 정부에 의무를 부과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
캘리포니아 주 헌법은 주정부가 주정부의 명령에 따라 발생하는 특정 비용에 대해 지방 정부 및 교육구를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관련 법률 조항은 이러한 보상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이 법안은 특정 사유가 있는 경우 이 법에 따라 상환이 필요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한국 “절대 웃돈 주고 사지 마세요”…가수들이 먼저 시작한 암표와 전쟁
한국에서는 법 개정에 앞서 가수와 기획사가 직접 암표와 싸우는 중이다. 랩퍼 이영지는 지난 2월 월드투어 서울 공연이 매진되자 팬들에게 “절대 웃돈 주고 사지 마라”고 당부했다. 한 팬이 30만원에 티켓을 사겠다고 하자 티켓 가격을 1만원이라도 낮추려고 노력했는데 웃돈을 주고 사서는 안 된다며 강조했다. 3월에는 자신의 공연 티켓이 70만원에 판매되는 사례를 공개하며 암표상을 다시 비판했다.
가수 성시경 측은 암표상을 직접 찾아 티켓을 취소했다. 2023년 연말 콘서트에서 정가 15만 4,000원인 VIP석이 45만~50만원에 올라오자 매니저가 구매자인 것처럼 접근해 좌석과 계좌 정보를 확인한 뒤 해당 티켓을 취소했다. 정가의 약 3배에 달하는 웃돈이었다.
아이유 측도 부정거래 티켓을 취소하고 팬클럽에서 제명하는 강경책을 시행했다. 신고자에게 취소 좌석을 구매할 기회를 주는 이른바 ‘암행어사’ 제도도 운영했다. 하지만 2024년 정상 구매자가 부정거래자로 의심받아 과도한 소명 절차를 거치는 문제가 발생하자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사과하고 암행어사 포상제를 폐지했다. 이후 부정거래 대응은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8월28일부터 ‘상습·영업’ 웃돈 거래 제재
이런 상황에서 8월 28일부터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된다.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구매를 규제하고, 판매자 동의 없이 입장권을 상습 또는 영업으로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부정판매로 규정한다.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부정수익 몰수·추징과 신고포상금 제도도 도입된다.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도 부정거래 방지를 위한 조치 의무가 생긴다.
다만 개인이 한 차례 티켓을 구입가보다 비싸게 양도했다고 곧바로 부정판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법은 ‘상습 또는 영업’이라는 요건을 두고 있다. 국내 대표 티켓 재판매 플랫폼 티켓베이(Ticketbay)도 8월 11일 법 시행 이후 서비스를 계속 운영한다며 개인 간 티켓 거래와 플랫폼 이용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티켓베이 상위 1%가 거래 41%
규제 초점이 전문 판매자에 맞춰진 이유는 거래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티켓베이 판매자 4만4,160명은 29만8,253건을 거래했다. 이 가운데 상위 1%인 약 441명이 12만2,745건을 거래해 전체의 41.2%를 차지했다. 상위 10%까지 넓히면 거래 비중은 74.8%에 달했다.
티켓베이도 규제 강화에 앞서 거래 구조를 손보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1차 예매처가 허용한 수량까지만 재판매할 수 있도록 제한했고, 올해 1월부터는 티켓 한 장당 판매가격을 100만원 미만으로 묶었다. 티켓베이는 자율규제 시행 6개월 뒤 대량 판매가 70% 이상 줄고 콘서트 평균 거래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낮아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자율규제가 전문 판매자의 반복적인 웃돈 거래를 얼마나 걸러낼 수 있느냐다. 상위 판매자에게 거래가 집중된 구조에서는 단순한 가격 제한보다 판매 횟수와 수량, 거래 패턴을 분석해 전문 판매자를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8월 28일 이후에는 티켓베이 같은 재판매 플랫폼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티켓을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정거래를 얼마나 정확하게 식별하고 차단하는지가 서비스 신뢰도를 좌우하게 된다. 정상적인 개인 양도는 보호하면서 반복적인 암표 거래를 걸러내는 것이 국내 티켓 재판매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