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비전, 56일 블랙아웃 끝내고 유튜브 TV 복귀

미국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 유니비전(Univision)이 56일간의 송출 중단 끝에 유튜브 TV 채널 라인업에 복귀한다. 텔레비사유니비전(TelevisaUnivision)과 구글이 다년 재송신 계약에 합의하면서, 2017년 유튜브 TV 출범 이후 최장기 블랙아웃으로 기록된 이번 사태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새 계약에 따라 유니비전과 우니마스(UniMás), 갈라비시온(Galavisión), 스포츠 채널 TUDN은 유튜브 TV 기본 요금제(Base Plan)와 스페인어 요금제(Spanish Plan)에 다시 포함된다.

그동안 텔레비사유니비전과 구글, 양측은 9월 30일 기존 계약이 만료된 이후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구글은 텔레비사유니비전이 요구한 대가가 “시청 규모에 비해 과도하다”고 공개 비판했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유니비전 계열 전 채널이 유튜브 TV에서 두 달 가까이 빠졌었다.

유니비전은 미국 내 59개 직영·계열 지상파 채널을 보유한 최대 히스패닉 방송사로, 히스패닉 시청자 기반과 광고 시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유튜브 TV 입장에서도 공백 부담이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합의에는 채널 복귀뿐 아니라 스트리밍 제휴도 포함됐다. 텔레비사유니비전의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 비크스(ViX)는 미국에서 유튜브의 유료 채널 허브인 ‘프라임타임 채널(Primetime Channels)’을 통해 별도 구독 상품으로 판매된다. 2026년에는 멕시코에서 유튜브 프라임타임 채널이 처음 론칭되면서, 비크스도 멕시코를 시작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다니엘 알레그레 텔레비사유니비전 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로 수 천만 히스패닉 시청자들이 다시 유튜브 TV를 통해 뉴스·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접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 콘텐츠가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일상에서 수행하는 필수적 역할을 인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유튜브 측도 “텔레비사유니비전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페인어 콘텐츠를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새로운 번들 상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유튜브 TV의 공격적인 콘텐츠 협상 전략이 다시 한 번 시험대를 통과한 사례이기도 하다. 유튜브 TV는 현재 가입자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미국 최대 인터넷 TV 서비스로, 최근 수년간 디즈니, 파라마운트, 폭스, NBC유니버설 등과 잇달아 재계약 갈등을 겪었다. 디즈니 채널은 약 2주간 화면이 꺼졌고, 나머지 사업자들은 블랙아웃 직전 타결됐다.

유튜브는 유튜브TV에서 스페인어 콘텐츠의 위상도 강조했다. 2025년 6월 기준, 전 세계에서 매일 평균 90억 회 이상의 스페인어 영상 조회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번 유니비전 복귀와 비크스 제휴는, 유튜브가 무료 UGC와 유료 라이브 채널, 프리미엄 스트리밍을 하나의 스페인어 콘텐츠 생태계로 묶어가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