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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2025 EMMY상은 HBO ‘더 핏(The Pitt)’에게로

2025년 9월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Emmy Awards)은 HBO의 신작 드라마 '더 핏(The Pitt)'의 약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애플TV+의 '세버런스(Severance)'가 ‘차세대 프리미엄 드라마’로 각광을 받으며 독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더 핏'이 드라마 시리즈 최고상(Outstanding Drama Series)을 비롯해 남우주연상(노아 와일), 여우조연상(캐서린 라나사)을 휩쓸며 HBO의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James Seo
- 8분 걸림 -

—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수상 결과와 의미 분석

2025년 9월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Emmy Awards)은 HBO의 신작 드라마 '더 핏(The Pitt)'의 약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애플TV+의 '세버런스(Severance)'가 ‘차세대 프리미엄 드라마’로 각광을 받으며 독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더 핏'이 드라마 시리즈 최고상(Outstanding Drama Series)을 비롯해 남우주연상(노아 와일), 여우조연상(캐서린 라나사)을 휩쓸며 HBO의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HBO 더 피트(좌), 2025 에미상 수상(우)

HBO, ‘더 핏’으로 드라마 왕좌 탈환

HBO는 이번 시상식에서 총 30개 트로피을 거머쥐며 다시금 ‘프리미엄 드라마의 제국’임을 증명했다. 특히 '더 핏'은 첫 시즌부터 15부작 체제로 제작된 전통적 드라마 포맷을 내세워, 화려한 특수효과나 대규모 해외 로케이션 없이도 고품질 작품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 HBO 콘텐츠 총괄 케이시 블로이스(Casey Bloys)는 “'더 핏'의 성공은 단순한 수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매년 안정적으로 돌아오는 고품질 시리즈의 부활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더 핏'은 로스앤젤레스 현지 세트를 중심으로 한 ‘저비용·고밀도’ 제작 모델을 통해 시즌제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스펙터클 중심’으로 치우쳤던 최근 드라마 산업에서 보기 드문 시도이며, 헐리우드 제작 생태계 전반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더 펭귄'·'청춘(Adolescence)', 제한 시리즈의 경쟁

드라마 시리즈 외에도 제한·앤솔로지 시리즈 부문에서 넷플릭스의 '청춘(Adolescence)'이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성장기의 혼란과 정체성 탐구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6관왕에 올랐다. 한편 DC 코믹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HBO Max의 '더 펭귄(The Penguin)'은 크리스틴 밀리오티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포함해 9개 부문에서 상을 휩쓸며 슈퍼히어로·범죄 드라마 장르의 저력을 보여줬다. 다만 주연을 맡은 콜린 파렐은 끝내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다. HBO 측은 시즌2 제작 가능성을 열어두며 “이야기를 이어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코미디 부문은 애플TV+의 '더 스튜디오(The Studio)' 독무대

코미디 부문은 신작 '더 스튜디오'가 완전히 장악했다. 세스 로건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전체적으로 1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핵스(Hacks)'가 코미디 시리즈상을 수상했지만, 올해는 '더 스튜디오'의 기세에 눌려 세 부문 수상에 그쳤다. 그럼에도 한나 아인바인더(Hannah Einbinder)가 드디어 조연상을 수상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제작진은 시즌5를 끝으로 종영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이는 ‘창작자가 설정한 다섯 시즌의 완결 구조’라는 원래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애플TV+ 더 스튜디오(좌), 2025 에미상 수상(우)

의외의 수상자와 깜짝 순간들

올해 시상식은 예상 밖의 순간도 많았다. '썸바디 섬웨어(Somebody Somewhere)'의 제프 힐러(Jeff Hiller)가 코미디 부문 남우조연상을 차지한 것이 가장 ‘달콤한 놀라움’ 순간으로 꼽혔다. 소규모 제작의 드라마가 주목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러한 성취는 “작은 작품에도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반면 과거 ‘에미의 단골 수상작’이었던 '화이트 로터스(The White Lotus)'는 주제가상 단 한 부문만 수상하는 데 그쳤다. 다수 배우가 후보에 오르며 표 분산이 일어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제작자 마이크 화이트는 현재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시즌4 대본 집필에 착수했으며, 이는 2027년 전후 방송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 상승, 사회적 메시지 동반

제77회 에미상은 미국 내 742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8% 상승했다. 이는 CBS에서 마지막으로 중계했던 2021년 이후 최고치이며, 동시간대 CBS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파라마운트+에서의 스트리밍 시청도 2021년 대비 76% 증가해, 방송과 OTT 동시 중계의 효과를 입증했다.

행사 중 사회적 메시지도 눈길을 끌었다. 일부 수상자는 팔레스타인 연대 메시지을 연설에 포함했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는 최근 할리우드의 정치적 목소리 확산과 맞물려, 에미상이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사회적 담론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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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에미상의 특징 요약

1. 드라마의 복고적 회귀: 화려한 블록버스터 대신, 전통적 시즌제 제작 방식(15부작)을 내세운 '더 핏'의 성공
2. 스트리밍과 방송의 균형: HBO, 애플TV+,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플랫폼 다변화가 두드러짐
3. 코미디의 세대 교체: '더 스튜디오'의 약진으로 기존 강자들을 밀어낸 신진 시리즈의 부상
4. 깜짝 수상과 다양성 반영: 제프 힐러 등 예기치 못한 수상자가 주목받으며 시청자 흥미 증대
5. 시청률 반등: 방송·스트리밍 동시 성과, SNS 트렌드 선점으로 과거 대비 회복세.

향후 전망

HBO는 2026년에도 강력한 라인업을 예고하고 있다. '더 핏' 시즌2가 이미 제작에 돌입했으며, '유포리아(Euphoria)' 시즌3는 내년 봄 방영 예정이다. 또 '왕좌의 게임'의 스핀오프 '기사와 일곱 왕국(A Knight of the Seven Kingdoms)'이 2026년 1월 공개될 예정이어서, 드라마 왕국 HBO의 우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애플TV+는 '더 스튜디오'의 성공을 기반으로 코미디 왕좌를 굳히려 하고, 넷플릭스 역시 한 방을 노리는 제한 시리즈 신작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매번 새로운 다크호스를 내세워 경쟁 구도를 흔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다시 기본으로(Back to The Basic)

2025년 에미상은 단순한 수상 결과를 넘어, 헐리우드 드라마 산업의 구조적 변화을 반영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더 핏'의 성공은 “작품의 품질은 반드시 화려한 스펙터클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겼고, 이는 앞으로 제작사들이 기획을 세울 때 큰 참조점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더 스튜디오', '청춘', '더 펭귄' 등 각기 다른 색깔의 작품들이 고르게 인정받으며, 플랫폼 다변화 속에서 콘텐츠의 다양성과 실험성이 에미상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2026년, 다시 돌아올 이 무대에서 과연 누가 새로운 역사를 쓸지,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은 또다시 할리우드로 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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