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ESPN의 새로운 스트리밍 'ESPN'… 가격은 높아지고, MLB는 없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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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의 ESPN, 'ESPN'이라는 이름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출범

스포츠 채널 ESPN이 2025년 가을, 자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 ‘ESPN’을 공식 출시한다.

디즈니 산하의 스포츠 채널 ESPN은 DTC(Direct-to-Consumer, DTC)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를 위해 기존에 ESPN+을 버리고 새로운 'ESPN'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ESPN은 기존 케이블 채널에서 제공되던 실시간 방송을 포함해 모든 콘텐츠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 제공할 예정이다.

ESPN 회장 지미 피타로(Jimmy Pitaro)는 “세대를 막론하고 ESPN은 가장 신뢰받고 사랑받는 스포츠 브랜드다. 우리는 복잡함을 덜고 ESPN이라는 이름 하나로 모든 콘텐츠를 담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개편된 ESPN 앱은 개인화 추천, 스포츠 베팅, 판타지 스포츠, AI 기반 SportsCenter 등을 결합한 ‘스포츠 팬을 위한 슈퍼앱’을 표방한다.

월 29.99달러, 연 299.99달러… 가격 상승 속 콘텐츠 포트폴리오 재편

새로운 ESPN은 '셀렉트'와 '언리미티드' 두 가지 요금제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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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Select: 월 11.99달러. 기존 ESPN+ 이용자 대상. 연간 3만 2천 개 이상의 이벤트를 포함

ESPN Unlimited: 월 29.99달러. ESPN, ESPN2, ESPNU 등 케이블 채널 포함한 전 라인업을 제공. 연간 4만 7천 개 이상의 이벤트 포함

이 중 ESPN 언리미티드 요금제는 NFL, NBA, NHL, PGA, SEC·ACC 등 대학스포츠, 라리가·분데스리가 등 축구 리그, 그리고 테니스·골프 메이저 대회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강력한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내세운다.

그러나 MLB(미국 프로야구), F1, Big Ten 등 일부 고가 판권은 제외됐다. ESPN은 이미 MLB와의 방송 계약을 2025 시즌 종료 이후 조기 종료하기로 합의했으며, F1 중계권도 갱신하지 않는다. 이러한 판권 정리는 고가의 고정비 축소와 동시에 스트리밍 중심으로의 구조 전환을 위한 선택적 집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콘텐츠는 줄고 가격은 올라” … 가입자 이탈 가능성 우려

이러한 변화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엇갈리게 만들고 있다.
기존 ESPN+ 이용자 입장에서는 콘텐츠 수는 줄어든 반면 가격은 인상되어 체감 가치는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특히 MLB, F1, Big Ten 등 지역 기반 충성 팬층이 강한 종목의 이탈은 일부 구독자 이탈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25년 1분기 기준 ESPN+의 유료 가입자는 약 2,490만 명으로 전년 대비 70만 명 감소한 상태다. ESPN은 이 수치를 반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ESPN 앱을 통해 ‘단순 스트리밍을 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신의 디지털 스포츠 허브가 되겠다”는 ESPN의 승부수

ESPN은 단순한 콘텐츠 플랫폼이 아닌 스포츠 팬의 ‘디지털 일상’ 중심으로 자리 잡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ESPN 앱 내에서는 AI 기반의 맞춤 SportsCenter, 판타지·베팅 통합, 소셜 기능 강화 등을 통해 콘텐츠 몰입도를 높일 계획이다.

ESPN 채널 구독자(MVPD, DMVPD) 역시 자동으로 ESPN 스트리밍 앱과 연결되도록 하여 기존 유료방송 이용자와 스트리밍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통합하려 한다.

또한 디즈니+, Hulu와의 번들 상품(월 $35.99, 출시 기념 1년간 $29.99)은 ESPN 단독 구독보다는 훨씬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며, ESPN은 이 번들 전략을 통해 스트리밍 생태계 내에서의 이탈 가능성을 줄이고자 한다.

스트리밍 중심 재편 가속화… 그러나 “과연 ESPN이 필요한가?”라는 질문도

하지만 ESPN의 이러한 전략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오늘날 많은 이용자들은 하이라이트 클립, 유튜브 숏폼, SNS 중심의 소비에 익숙해져 있으며, “실시간 전체 경기를 유료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ESPN은 2024년 한 해 동안 약 2만 개 이상의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고, 그 중 절반 이상은 쇼츠(Shorts)였다.

이제는 시청자 스스로가 “굳이 ESPN을 구독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를 자문하게 되었다. 특히 MLB, Big Ten, NASCAR, Big East 등 특정 리그 팬들은 ESPN이 더 이상 필수 채널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ESPN의 변신은 시작됐다.. 하지만

디즈니와 ESPN은 ‘ESPN’이라는 이름으로의 브랜드 통합, 다양한 콘텐츠 강화, 가격 인상, 번들 전략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스트리밍 중심의 재편에 나서고 있다.
이는 ESPN이 ‘폭넓은 스포츠 TV 채널’에서 ‘선택과 집중의 스트리밍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역사적 순간이다.

그러나 콘텐츠 감축과 요금 인상이라는 이중 변수가 작동하면서, ESPN이 ‘반드시 구독해야 할 스포츠 앱’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브랜드 파워 이상으로 독점 콘텐츠, 맞춤 경험, 사용자 중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스포츠 미디어 시장을 이끌어온 ESPN의 다음 행보는, 스트리밍 시대에서도 ‘월드와이드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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