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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스포츠 패권·슈퍼 번들이 만든 새 질서…유튜브TV가 흔드는 미국 유료방송 [2편]

유튜브 TV 성장의 가장 강력한 동력은 단연 스포츠 콘텐츠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NFL ‘선데이 티켓(Sunday Ticket)’이다. 2023 시즌부터 유튜브 TV와 유튜브 Primetime Channels는 선데이 티켓 독점 유통권을 가져왔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위성방송에서만 판매되던 미국 최고가 스포츠 패키지가 통째로 유튜브 생태계로 이동한 것이다. 계약 규모는 7년간 약 140억달러(약 20조3,000억 원), 시즌당 20억달러(약 2조9,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DAVID
- 7분 걸림 -

스포츠 패권이 만든 성장 엔진

유튜브 TV 성장의 가장 강력한 동력은 단연 스포츠 콘텐츠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NFL ‘선데이 티켓(Sunday Ticket)’이다. 2023 시즌부터 유튜브 TV와 유튜브 Primetime Channels는 선데이 티켓 독점 유통권을 가져왔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위성방송에서만 판매되던 미국 최고가 스포츠 패키지가 통째로 유튜브 생태계로 이동한 것이다. 계약 규모는 7년간 약 140억달러(약 20조3,000억 원), 시즌당 20억달러(약 2조9,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 YOUTUBE Official Blog)

결제 모델 설계도 플랫폼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2025 시즌부터 유튜브 TV 가입자는 전체 시즌 요금을 12개월로 분납하는 월 구독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다만, 비가입자는 더 높은 요금이 적용된다.)

여기에 대학생 전용 119달러(약 17만2,000원) 패스와 한 화면에서 네 경기를 동시에 시청하는 멀티뷰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Sunday Ticket는 “유튜브 TV를 선택하는 가장 명확한 이유”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는 유튜브 TV의 가입자 확보과 유지, 두 축을 동시에 지탱하는 핵심 인입 콘텐츠가 된 셈이다.

이번 디즈니 블랙아웃이 유튜브 TV에 특히 예민하게 작용한 것도 이 스포츠 콘텐츠 때문이다. ESPN과 ABC가 빠져 있는 동안 유튜브 TV 가입자들은 두 주 연속 NFL Monday Night Football과 주요 대학 풋볼 경기를 놓쳤다. 유튜브는 한편으로 “ESPN 전체 라인업은 ESPN Unlimited에서 볼 수 있다”고 안내하며, 디즈니의 신규 독립 스포츠 스트리밍과 유튜브 생태계의 병존을 강조했다.

이러한 사건은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싸고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가 서로를 견제·보완하는 복합적인 이해관계에 놓여 있음을 드러낸 장면이다.

스포츠 허브로 재편되는 채널 구조

NBC유니버설의 ‘NBC 스포츠 네트워크(NBCSN)’ 부활도 유튜브 TV의 스포츠 허브 전략을 강화하는 축이다. NBCU는 2021년 문을 닫았던 NBCSN을 다시 살리면서, 첫 론칭 파트너로 유튜브 TV를 선택했다.

새 NBCSN에는 피콕(Peacock)에서만 제공되던 월요일 NBA 경기, 프리미어리그, WNBA, 빅텐·노터데임 풋볼, 켄터키 더비 언더카드 등 핵심 스포츠 라인업이 편성된다. 이후 컴캐스트 Xfinity와 다른 유료방송사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지만, 출발점이 유튜브 TV라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경제·비즈니스 시청층을 겨냥한 보강도 진행 중이다. 24시간 비즈니스 뉴스 채널 ‘블룸버그TV+(Bloomberg TV+)’와 오리지널 다큐·시리즈 채널 ‘블룸버그 오리지널스(Bloomberg Originals)’가 유튜브 TV 기본 플랜에 합류했다. 블룸버그TV+는 4K UHD로 제공되는 첫 24시간 뉴스 채널이라는 점에서 플랫폼의 기술·품질 지향성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유튜브 TV는 Sunday Ticket, ESPN·ABC, NBCSN, 지역 방송사, 블룸버그 비즈니스 뉴스까지 한 데 묶는 ‘스포츠+뉴스 집결 허브’로 재편되는 중이다. 리니어 채널 구성이 단순 장르 분산이 아니라, 스포츠·뉴스 중심의 고ARPU 시청 시간을 어떻게 장악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재설계되고 있는 셈이다.

YouTube TV에 합류한 블룸버그 뉴스 채널과 오리지널 다큐채널
(출처 : Bloomberg)

유튜브 안에서 진화하는 ‘슈퍼 번들 허브’

유튜브 TV의 두 번째 전략 축은 애그리게이터, 즉 ‘슈퍼 번들 허브’ 전략이다. 유튜브 프라임타임 채널(Primetime Channels)는 유튜브 앱 안에서 수십 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직접 구독·시청·결제할 수 있는 채널 마켓플레이스다.

맥스(Max), 파라마운트+(Paramount+), 크런치롤(Crunchyroll) 같은 구독형 OTT를 별도 앱으로 나가지 않고 유튜브 내에서 바로 가입할 수 있다. 구조 자체는 아마존 채널스(Amazon Channels)와 유사하지만, 프라임 멤버십과 무관하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더 높다.

유튜브 프라임타임 채널
(출처 : cableTV.com)

이번 디즈니–유튜브 TV 합의는 이 애그리게이터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사례다. 새 계약에는 유튜브 TV 기본 플랜 가입자에게 ESPN 언리미티드(Unlimited) 전체 라인업을 2026년 말까지 추가 요금 없이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동시에 디즈니+·훌루(Hulu) 번들을 일부 유튜브 상품에 포함할 수 있는 권한, 스포츠·키즈·패밀리·엔터테인먼트 등 장르별 패키지를 유튜브 TV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옵셔널리티’도 확보했다. 디즈니 입장에서는 유통 채널·번들 구조를 다변화하면서도, ESPN Unlimited·디즈니+·훌루를 유튜브 리빙룸 트래픽과 엮어 확산시킬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 셈이다.

NBC유니버설과의 장기 계약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NBC, USA, MSNBC, CNBC, 브라보(Bravo), 골프 채널, 텔레문도(Telemundo) 등 NBCU 포트폴리오 전체를 유튜브 TV에 장기 유통하는 동시에, 피콕을 유튜브 프라임타임 채널( Primetime Channels)에서 구독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 TV는 리니어 채널 번들, 피콕·맥스·파라마운트+ 같은 VOD 번들을 한 화면에서 설계하는 ‘메타 번들러’ 역할을 맡고 있다.

💡
메타 번들러(meta bundler)는 번들들을 다시 묶는 상위 번들러”,  또는 “여러 번들·OTT·채널을 한 화면에서 설계·관리하는 상위 플랫폼을 말한다

결국 유튜브 TV와 프라임 채널의 조합은 라이브 채널 번들(vMVPD), OTT 온디맨드 번들(SVOD·AVOD), Sunday Ticket·ESPN Unlimited·NBCSN 같은 스포츠 초프리미엄 패키지를 단일 인터페이스에서 설계·판매·추천·광고까지 통합하는 ‘슈퍼 번들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셋톱박스가 담당하던 채널 허브 기능을 이제 유튜브 앱이 흡수한 형태인 셈이다. 빅테크 플랫폼이 UI·결제·추천 알고리즘을 장악하면서, 콘텐츠 기업은 점차 “번들에 편성되는 파트너”로 위치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힘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어서 [3편]에서는 '유튜브 TV의 삼각 수익 모델'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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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다이렉트미디어랩을 운영하고 있는 CEO David Lim 입니다.
오랫동안 콘텐츠와 콘텐츠 산업에 깊은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