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필수가 된 애니메이션...넷플릭스 구독자 48%가 애니 시청

넷플릭스 구독자 48%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을 베이스로 한 글로벌 광고·마케팅·미디어 그룹, 덴츠(Dentsu)가 최근 공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 중 48%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플러스(Disney+)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Prime Video)는 각각 32%와 29%로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은 이제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나 마니아적 취향을 넘어서 스트리밍 구독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되었음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 애니 플랫폼 구도, 지역마다 판이하게 달라

덴츠(Dentsu)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0개국의 8,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애니메이션 이용 실태에 따르면, 전 세계 응답자의 31%가 매주 한 번 이상 애니메이션을 시청한다고 답했다. 특히 미국 소비자의 3분의 1이 애니메이션을 주 1회 이상 시청하며,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는 그 비율이 48%에 달했다. 이는 전통적인 일본 내 중심 콘텐츠였던 애니메이션이 이제 글로벌 스트리밍 생태계의 핵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 세계적으로 넷플릭스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 경쟁 구도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63%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Hulu(46%)와 디즈니플러스(46%)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는 넷플릭스(56%)에 이어 프라임비디오(39%), 디즈니플러스(32%) 순으로 나타났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넷플릭스(36%) 다음으로 유튜브(26%), 아이치이(iQiyi, 25%) 등 지역 플랫폼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청자의 주요 시청 목적인 된 글로벌 플랫폼
(출처 : dentsu)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글로벌 공략 가속화

넷플릭스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애니메 엑스포(Anime Expo)'에서 자사의 애니메이션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특히 ‘사카모토 데이즈(Sakamoto Days)’, ‘마이 멜로디 & 쿠로미(My Melody & Kuromi)’,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스 2(Cyberpunk: Edgerunners 2)’ 등 굵직한 신작들의 트레일러와 정보를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Sakamoto Days, Cyberpunk: Edgerunners 2)
(출처 :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는 2024년 한 해 동안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10억 회 이상 재생됐으며, 지난 5년간 시청률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비영어권 TOP10’에 오른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33편에 달해 2021년(16편)의 두 배를 넘어섰다.

특히 ‘사카모토 데이즈’는 전 세계 54개국에서 TOP10에 진입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스’와 ‘포켓몬 콘시어지(Pokémon Concierge)’, ‘미 해피 매리지(My Happy Marriage)’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글로벌 유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애니메이션 시청자, 헌신도와 소비력 높아

Dentsu 조사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시청자는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소비 주체로서의 영향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청자의 28%가 지난 1년간 애니 관련 굿즈·피규어·게임 등에 200달러(약 26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답했으며, 미국 소비자의 경우 그 비율이 40%에 이른다.

이러한 경향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매주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비율은 9%에 불과하지만, Z세대와 밀레니얼(M) 세대에서는 각각 50%가 주 1회 이상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향후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래 소비자 중심이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젊은 층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다.

왜 애니메이션인가? “독창성, 장르 다양성, 일본 문화”

스트리밍 사용자들이 애니메이션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로는 ‘독특한 세계관과 이야기’(39%), ‘다양한 장르’(36%),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32%)을 꼽는다.

특히 미국 응답자의 29%는 “헐리우드 콘텐츠의 속편·리메이크 피로도”가 높아 애니메이션을 선택한다고 밝혀, 애니메이션이 기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일정 부분까지는 대체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스트리밍 하고 있다. 액션·모험 장르의 ‘마이 히어로 아카데미아’, ‘주술회전’, ‘귀멸의 칼날’, SF 디스토피아 계열의 ‘건담’, ‘터미네이터 제로’, 연애/일상물인 ‘란마 ½’, ‘포켓몬 콘시어지’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 최대 33개 언어의 더빙 및 자막을 지원하고 있어, 콘텐츠로써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전 세계 회원의 80~90%가 더빙 애니메이션을 시청한다”고 밝혔다.

한국 OTT가 참고해야 할 시사점

한국의 OTT 사업자들에게도 이번 조사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우수한 원작 웹툰과 드라마 IP를 다수 보유한 한국 콘텐츠 산업이지만,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아직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일본·미국 중심의 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형 애니메이션 IP 개발과 함께 넷플릭스처럼 글로벌 더빙·자막 지원 및 다국어 마케팅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장르가 아니라, 고부가가치 파생상품(굿즈, 게임, 공연)과 연결되는 IP 산업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한국 OTT는 단기 성과 중심의 콘텐츠 투자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장기적 안목의 애니메이션 투자와 제작 기반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트리밍의 필수 콘텐츠로 진화한 애니메이션

특정 팬층에 국한되었던 애니메이션이 이제는 전 세계 스트리밍 시장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청자들이 애니메이션을 선택하는 이유는

기존 콘텐츠에 대한 대안과 함께, 새로운 세계관과 문화적 경험, 팬덤과 커뮤니티로 결합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투자와 글로벌 배급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제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방향을 결정짓는 ‘플랫폼 생존 전략’이자 ‘구독을 위한 필수도구’가 되었다.


출처

Dentsu Consumer Navigator Series, 2025

Variety: “Netflix, Disney+ Battle for Anime Supremacy as Streaming Wars Enter New Phase”

Netflix 발표자료 (Anime Expo 2025 관련)

이미지 출처: Dentsu Global Anime Viewership Report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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